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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암스테르담, 관광객 대마초 상점 출입 금지 찬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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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진 암스테르담 통신원

승인 : 2021. 02. 10. 10:19

암스테르담 시장 2019년부터 관광객의 대마초 상점 출입 금지 추진
찬성론자 대마초 관광 막으면 관련 범죄 및 무절제 관광객 감소 예상
반대론자들은 대마초 산업의 음성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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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 할세마 암스테르담 시장은 관광객의 대마초 상점 출입 금치 정책을 추진 중이다./사진=박희진 암스테르담 통신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잦아든 이후 여행 재개 상황을 놓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상인과 시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영국공영 BBC에 따르면 할세마 암스테르담 시장은 일부 관광객들의 무절제한 행동을 막고 암스테르담시를 재정비하기 위해 2019년부터 관광객의 대마초 상점 출입 금지 정책을 추진해 왔다. 대마초 흡연을 목적으로 하는 ‘대마초 관광’을 막으면 암스테르담의 관광객 수준이 달라져 관련 범죄 및 사고가 줄어들 것이라는 게 할세마 시장의 생각이다.

네덜란드의 수도인 암스테르담은 매년 20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며 홍등가·대마초·술집 등 유흥 문화가 특히 유명하다. 암스테르담은 이로 인해 ‘과잉관광(오버투어리즘)’ 문제가 불거지고 있으며 시의회는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다. 과잉관광이란 특정 관광지에 너무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생기는 문제들로 인해 지역주민이 관광객과 관광에 분노하는 현상을 뜻한다. 과잉관광을 줄이기 위해 시의 유명 관광지인 역사지구에는 에어비앤비와 같은 숙박 공유 서비스가 금지됐으며 홍등가 역시 시 외곽으로의 이전을 논의 중에 있다.

2019년 암스테르담시가 18세~35세 관광객 1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57%가 대마초가 암스테르담을 방문하는 중요 요인이라고 밝혔다. 관광객의 대마초 상점 출입이 금지될 경우 34%가 암스테르담 방문 빈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답했으며 11%는 아예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네덜란드는 원칙적으로 대마 소지, 사용, 거래가 모두 불법이지만 특유의 ‘관용정책’이라는 방침으로 5g 이하 소량 소지자를 처벌하지 않는다. 암스테르담 당국은 관광객의 대마초 상점 출입 금지 배경에 대해 대마초 시장이 커지고 수익이 증가하자 관련 범죄들에 취약해지고 있으며 현 ‘관용정책‘이 이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암스테르담은 봉쇄돼 해외 관광객의 출입이 매우 제한적이다. 암스테르담 시민 중 일부는 코로나19 이후의 일상을 더 선호하는 듯 하다. 버나뎃 드 빗씨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싸구려 관광객들”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드 빗은 관광객들의 노상방뇨 행위 및 남의 집 정원에 구토하는 모습 등을 재연한 뒤 “이들은 기본적인 규칙조차 지키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드 빗은 “암스테르담은 우리의 집이자 유네스코 문화 유적지이며 렘브란트가 살았던 도시다. (관광객들은) 이를 인지하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반면 암스테르담 대마초 상점 및 일부 상인들은 할세마 시장의 정책에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관광객들의 대마초 상점 출입 금지는 관광객들을 불법 마약상에게 내몰 뿐 아니라 불법 범죄 조직이 번성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맞선다.

요하힘 헤름스씨는 “대마초를 구매하는 관광객들은 문제를 일으키는 관광객들이 아니다”며 “시의회는 이미 대마초 상점 중 1/3의 영업을 정지시켰다. 이 동네에서 대마초를 판매하는 곳은 고작 8 상점에 불과하지만 주류를 판매하는 곳은 500여 곳”이라고 현실을 꼬집었다. 헤름스씨는 대마초 상점은 젊은 세대를 보호하는 데 중요한 한 축이며 이들이 아니면 젊은이들 중 많은 이들이 불법 마약 운반책이나 판매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관광객의 대마초 상점 출입 금지 정책은 저가항공권·저가숙소에 제약을 거는 것 보다 ‘쉬운 해결책’으로 암스테르담의 삶의 질 향상에 궁극적인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소신을 전했다.

암스테르담 중심가에서 클럽을 운영하는 마크 제이콥스 역시 할세마 시장의 정책은 반사회적 행동 및 범죄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의회의 노력에 반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제이콥스씨는 “대마초 상점 출입 금지 조치는 불법 마약상들만 기쁘게 해줄 뿐”이라며 “마약상들은 (합법 대마초 상점과는 달리) 고객에게 약을 판 뒤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든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자들”이라고 했다. 이어 “관광객들의 대마초 상점 출입 금지시 길거리에는 수천 명의 마피아와 새 마약상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다른 상인들도 염려의 목소리를 냈다. 암스테르담의 생선상점에서 일하는 라이언씨는 “대마초 상점 관광객 출입 금지는 강경한 처사”라면서 출입 금지가 현실이 될 경우 생선 상점의 수입은 급감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암스테르담 시민들은 상인들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으며 검찰 및 경찰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검경은 관광객의 대마초 구입 순찰을 강화할 예정이며 다음 해부터 대마초 상점 출입이 금지될 예정이다. 네덜란드 내 대부분 지방은 대마초 구매시 네덜란드 거주자임을 증명해야 하지만 암스테르담에는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암스테르담에는 166개의 대마초 상점가 영업중이며 이는 네덜란드의 30%에 해당한다.
박희진 암스테르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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