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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실적 리스크’ 회사채시장까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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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건웅 기자

승인 : 2014. 11. 11. 08:34

현대중공업 등 9개사 신용등급 무더기 강등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부진 불안감이 회사채시장으로 퍼지고 있다.

조선·건설·철강·정유 등 3분기 실적과 업황이 나빠진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한꺼번에 강등됐고, 일부는 그룹 내 다른 계열사의 신용도까지 함께 끌어내렸다.

11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확인되거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기업 9곳의 신용등급 및 등급 전망이 최근 무더기로 강등됐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4일 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낮췄다.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대규모 적자를 내며 실적 불확실성이 증대된 게 주요 원인이었다.

노재웅 한신평 연구위원은 “현대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1조2926억원의 영업손실에 이어 3분기 1조9346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 올해 연간으로 모두 3조1772억원의 영업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중공업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하며 “앞으로의 실적에서 개선 요인이 확인되지 않으면 등급 하향 압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추가 강등 위험을 경고했다.

3분기 1900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낸 대림산업도 실적 발표 이후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6일 대림산업의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김태현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대림산업은 올해 상반기 영업수익성이 회복 추세를 보였지만 3분기 들어 중동 플랜트 사업에서 협력업체 부실에 따른 인건비 증가와 원가 상승이 발생해 추가 손실이 나타났다”고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주력 제품인 봉형강과 후판 부문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된 동국제강의 신용등급도 최근 나이스가 기존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한신공영은 공공부문의 수주 경쟁이 심화됐고 대규모 대손상각으로 재무안정성이 낮아졌다는 이유로 한기평이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내렸다.

등급 자체가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등급전망이 내려가 향후 등급 강등 위험이 커진 기업들도 있다.

지난주 한기평과 나이스는 SK에너지와 GS칼텍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은 SK에너지가 연대보증을 제공한 SK인천석유화학의 등급 전망도 마찬가지로 강등했다.

SK에너지의 경우 전반적인 정유 업황 악화 속에 과거보다 수익성과 현금창출력 수준이 저하됐고, GS칼텍스는 비 정유부문의 실적 완충 여력이 약화됐다는 점을 지적받았다.

회사채 전문가들은 최근의 추세로 미뤄볼 때 정유사의 신용등급 강등도 조만간 이뤄질 위험이 있다고 봤다.

황원하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유가와 정제 마진(이윤) 등이 계속 국내 정유업체들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뀐 종목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GS칼텍스의 경우 GS그룹 내 다른 계열사의 신용도에도 타격을 줬다.

송종휴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GS그룹은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정유업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아 GS칼텍스의 영업 성과에 따라 그룹 전체적인 외형과 수익기조가 결정된다”며 지주사 GS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또 한기평은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와 GS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부여함에 따라 계열 지원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는 GS건설의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건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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